연남동 연교, 시큼 매콤한 쏸라탕과 구운 찐만두 성젠바오의 특별한 맛

연남동에 위치한 연교라는 중국음식점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줄을 서서 기다리던 모습을 많이 봤던 곳인데요. 저는 라스트 오더인 오후 9시 좀 전에 방문해서 거의 만석이긴 하지만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연남동 연교

연남동의 연교는 홍대입구 3번 출구에서 출발하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요. 외관을 보면 딱 봐도 일반적인 중국음식점 느낌이 아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식당에서 손님을 반기는 직원들의 억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는 게 느껴지고요.

 

 

연교는 다른 음식들도 다 맛있을 것 같지만 딤섬 종류가 시그니처이기 때문에 성젠바오(7,500원)라는 만두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쏸라탕이라는 매콤하면서 시큼한 국물요리를 小(10,000원)로 주문했습니다.

 

쏸라탕은 小와 中 사이즈 2개가 있길래 小가 몇 인분짜리인지 여쭤보니 2인분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결국은 아니었습니다. 이 내용은 밑에서 설명드릴게요.

 

그래서 나중에 추가로 동파육 덮밥(11,000원)을 주문했습니다.

 

 

쏸라탕 小(10,000원)가 나왔습니다. 2인분이라는 설명을 듣고 주문했는데 그릇이 한 뼘도 채 되지 않고 웬만한 라면 그릇보다 작더라고요. 다른 직원을 불러서 "이거 몇 인분이에요?"라고 물어보니 2인분이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아직까지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습니다. 양에 대한 정보가 제 기준과는 너무나도 달라서 잠시 기분이 상했지만 먹어보고 기분이 풀렸습니다 ㅎㅎ

 

쏸라탕이라는 게 전분물이 꽤나 들어가서 걸쭉한 국물이었는데요. 베트남 고추와 고추기름 때문인지 살짝 매콤하면서 엄청나게 시큼했습니다. 이런 희한한 음식을 먹다 보니 바로 똠얌꿍이라는 태국의 유명한 음식이 생각났는데요. 똠얌꿍이 맵고 짜고 달고 시고 총 4가지 맛을 나타내어 더 호불호가 강한 음식일 것 같지만 쏸라탕의 신맛이 굉장히 강해서 쏸라탕이 똠얌꿍보다 호불호가 더 심한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자친구와 저는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호불호가 굉장히 센 음식이라 똠얌꿍보다도 추천하기가 힘든 음식이지만 한 번쯤 색다른 음식 경험해보고 싶으시다면 말리지 않습니다 ㅎ

 

쏸라탕의 양이 부족해서 추가 주문한 동파육덮밥(11,000원)입니다. 동파육은 원래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조리시간이 반나절이나 걸리는 정성이 가득한 요리이지만 요즘은 통삼겹을 가지고 이렇게 볶음요리식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전통적인 동파육이 아니었기에 팔각 등의 향신료 맛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고기의 식감도 부드럽고 볶아진 채소들도 적당히 볶아져서 식감이 좋은 게 정말 맛있었습니다.

 

 

동파육의 어느 부분은 족발을 연상케 하는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더라고요 ㅎ 동파육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강추입니다.

 

 

성젠바오(7,500원)라는 만두는 찜과 동시에 밑부분은 구워서 나오는 상해의 시그니처 육즙 만두인데요. 4개에 7,500원이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육즙 가득한 고기 맛과 찜과 동시에 구웠다는 독특한 조리 방식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만두였습니다. 처음에 성젠바오가 나올 때 "나 밑부분이 구워진 녀석이야"라는 걸 알려주듯 뒤집어서 나왔는데요. 밑부분이 바삭하지만 만두피가 빵같이 쫀득해서 식감이 희한하더라고요. 하지만 다들 아는 식감일 거라 예상됩니다. 왜냐하면 성젠바오를 먹는 순간 고기 찐빵을 사서 한 번 쪄낸 후에 프라이팬에 구우면 이 맛이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맛 자체에서는 특별함보다 친숙한 맛이 느껴졌지만 독특한 조리법으로 인해 신기한 식감과 재미를 선사해준 만두라서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연교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같은데요. 그런 만큼 기존 한국의 중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메뉴보다 먹어보지 못한 메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색다른 중국 음식을 드셔 보고 싶은 분들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은 식당입니다.

 

한 줄 평 : 무조건 재방문해서 다른 음식들도 맛보고 싶어지는 곳

 

이 글은 제 돈 주고 쏸라탕 사 먹은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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